여러분들이 성형을 생각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남자지만 처음 수술을 해야겠다, 결심한 건 19살 때였어요.

한창 셀카도 찍고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많이 했었는데 내가 보는 내 모습과 남이 보는 내 모습이 다르더라구요. 외모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으면 벗겨지지 않을 콩깍지가 나를 계속 가꾸고, 지향하는 모습이 생길수록 벗겨지는 게 느껴졌어요. 그 때까지는 외모에 컴플렉스도 별로 없고 오히려 자신감이 있다면 있는 편이었는데(ㅎㅎ;)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찍을 때도 자꾸 신경이 쓰이고 외모에 자존감이 낮아지다 보니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지더군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컴플렉스 부분을 보여주기가 싫어서 억지 웃음을 짓기도 하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어서 본래 성격보다 좀 내성적으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느꼈어요. 내성적인걸 원체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20살이 되던 해의 설 명절에 저는 주변 친척들로부터 용돈을 조금 받았었는데, 저는 그걸 모아서 '미스코'라는 시술을 받았었어요. 지금도 있지만 그 때는 약간 신기술이어가지고 유행처럼 번지던 때였는데 그런 광고에 미스코 시술을 받으러 갔었죠. 전후 사진 이런 것도 많이 안 찾아보고 갔는데 듣던 만큼 아프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 대신에 시술받고 며칠 동안은 붓기도 생기고 하면서 전보다 코가 올라간 것처럼 보였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6개월 뒤에 '라이콜'이라고 녹지 않는 필러를 맞았었어요. 원래 콧대가 좀 낮았던 터라 특히 미간에 많이 맞았던 것 같은데 이건 효과가 조금 있었어요. 예전보다는 콧대도 올라가고 얼굴에 입체감도 살고, 이 때부터 제가 365일 렌즈를 끼고 살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라섹을 했죠.) 이렇게 자존감이 조금 올라갔는데, 가장 큰 이유는 거울 속의 제 모습에 대한 만족감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었어요.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좀 서먹하게 지내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그 전보다 더 살갑게 변한 듯한 느낌이 들었죠. (물론 필러 하나로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겠냐마는, 스타일도 좀 바꾸고 살도 더 빠지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외모 지상주의의 힘을 알게 된 거죠.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제목과 연관이 있나 싶지만 잘 보고있는 웹툰.

 

나중에 같이 성형을 하고자 했던 친구랑 나눈 얘기인데, 보통 사람이 성형을 결심하게 되는 건 외모 지상주의의 힘을 경험하게 된 뒤부터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도 똑같이 생각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못생긴 편이 아니었고 오히려 말하자면 진짜 잘생긴 친구였는데 눈 성형을 하고 났는데 자신감도 훨씬 올라가고 주변 사람들 반응도 좋아지는 것을 보고 '아, 우스갯소리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영향력이 강력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해서 5년짜리 라이콜 필러가 없어질 때 쯤, 코 성형을 위해 손품도 팔고 발품도 팔고 하면서 알아보게 되었어요. 사실 군대 문제도 있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어느정도 시간이 걸렸고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지금은 코 성형 뿐만 아니라 눈 쪽도 알아보고 있고, 알면 알수록 욕심이 생긴다고... 더 찾아보게 되네요. 이러다 성형에 중독되지는 않을런지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다 안고 가야 할 문제겠죠!

 

중요한 점은 너무 충동적으로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떠안고 가야할 리스크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어요. 어떤 분들은 코가 안 움직이는 것도 모르고 비중격 연장을 이용해서 코 성형을 하기도 하더라구요. 제 주변인도 부작용을 찾아보기 전에 이미 수술을 해버려서 붓기가 빠지는 동안 계속해서 걱정과 스트레스 사이에서 힘들었다고 해요. 제일 피해야 될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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