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 성형 관련된 카페나 사이트, 어플들 눈팅을 엄청 많이 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이미 걸고 온 예약금을 환불하는 것에 대해서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요.

 

저도 성격이 뭐 엄청 똑 부러지고 거절도 잘하고 그런 스타일은 아니라... 고민도 되고 해서 홀라당 예약금을 걸고 온 적이 몇 번 있는데요, 결국에는 수술할 병원 빼고 다 돌려받아야 하기 때문에 ㅜㅜ 다 환불하러 갔답니다.

 

예약금 환불에 관련해서 보통 세 가지 정도로 나뉘는데요.

1. 취소 의사만 밝히면 결제 취소.

2. 실물 카드를 들고 가거나 카드 번호, 결제 번호, 카드 기한 같은 정보를 가지고 병원 직접 방문.

3. 환불이 불가하므로 쁘띠 성형같은 것으로 대체.

 

사실 예약금이 환불이 불가하다는 것 자체가 공정거래위가 고시한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있어서는 위반이라고 합니다.

환불 불가 서명을 했더라도 이는 병원이 정한 원칙일 뿐, 공정거래위가 정한 기준이 상위법이라 무효라고 하고요.

 

그렇다 하더라도 혹시라도 병원에서 끝까지 안 내주려고 하면 예약금을 버리거나 쁘띠 성형으로 대체해야 하는데 사실 시술이라도 받을 수 있는 병원에 있어서 얼굴 붉히면서 환불해달라고 하기가 소비자 입장에서 어렵죠... 앞으로도 법적으로 고시가 충분히 되고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ㅠㅠ)

 

제가 환불을 받으려고 했던 경우는 1, 2번의 경우였어요.

 

1번의 경우에는 제가 간단히 상담실장님께 카톡으로 '환불받고 싶다'라고 의사를 전했고 상담실장님이 사유를 물어보시고 자동으로 결제를 취소해주셨습니다. 간단하죠? 상담받을 때에 따로 카드를 들고 병원을 방문해야한다는 이야기가 없었던 병원이라면 이렇게 스무스하게 예약금을 환불해줄 겁니다. 요즘에는 예약금 강요를 하는지 안 하는지, 환불이 되는지 안되는지에 대해서도 병원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환불을 잘해주는 병원이 많더라고요.

 

2번의 경우에는 제가 상담받을 때 카드를 들고 재방문을 해야 환불받을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고, 그래서 미리 연락을 드려야 했어요. 저는 전화보다는 카톡을 선호해서(...) 병원 카톡으로 환불 절차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고, 병원 데스크 직원분들이 제가 예약금을 걸었던 상담실장님께 말씀드려서 저한테 따로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예약금을 건 지가 2개월이 지났고 그 중간에 결제했던 카드를 잃어버려서 아예 다른 카드로 새로 발급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전 카드 실물이 없었어요! 저는 체크카드로 결제를 했는데(아직 신용카드가 없음...) 그 카드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되냐고 여쭤보니까 결제했던 카드 번호, 카드 기한(10/19 이런 식으로), 결제 번호(카드사에 정보가 있어요)가 필요하다고 하셔서 따로 알아가지고 갔더니 환불해주셨습니다. 결제 번호 정보 등등 알아보는 방법은 나중에 따로 올릴게요.

 

나중에 이야길 들어보니 원래 결제한 곳에서 자체적으로 카드 정보 조회해서 환불 처리하는 방법도 가능한데, 병원 측에서 귀찮고 번거롭다 보니 고객들한테 카드 정보를 요구하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아무래도 예약금이라는 칼자루를 병원 측에 쥐어줬다 보니 법대로 해결하는 게 쉽지가 않은 현실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성형을 생각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남자지만 처음 수술을 해야겠다, 결심한 건 19살 때였어요.

한창 셀카도 찍고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많이 했었는데 내가 보는 내 모습과 남이 보는 내 모습이 다르더라구요. 외모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으면 벗겨지지 않을 콩깍지가 나를 계속 가꾸고, 지향하는 모습이 생길수록 벗겨지는 게 느껴졌어요. 그 때까지는 외모에 컴플렉스도 별로 없고 오히려 자신감이 있다면 있는 편이었는데(ㅎㅎ;)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찍을 때도 자꾸 신경이 쓰이고 외모에 자존감이 낮아지다 보니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지더군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컴플렉스 부분을 보여주기가 싫어서 억지 웃음을 짓기도 하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어서 본래 성격보다 좀 내성적으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느꼈어요. 내성적인걸 원체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20살이 되던 해의 설 명절에 저는 주변 친척들로부터 용돈을 조금 받았었는데, 저는 그걸 모아서 '미스코'라는 시술을 받았었어요. 지금도 있지만 그 때는 약간 신기술이어가지고 유행처럼 번지던 때였는데 그런 광고에 미스코 시술을 받으러 갔었죠. 전후 사진 이런 것도 많이 안 찾아보고 갔는데 듣던 만큼 아프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 대신에 시술받고 며칠 동안은 붓기도 생기고 하면서 전보다 코가 올라간 것처럼 보였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6개월 뒤에 '라이콜'이라고 녹지 않는 필러를 맞았었어요. 원래 콧대가 좀 낮았던 터라 특히 미간에 많이 맞았던 것 같은데 이건 효과가 조금 있었어요. 예전보다는 콧대도 올라가고 얼굴에 입체감도 살고, 이 때부터 제가 365일 렌즈를 끼고 살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라섹을 했죠.) 이렇게 자존감이 조금 올라갔는데, 가장 큰 이유는 거울 속의 제 모습에 대한 만족감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었어요.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좀 서먹하게 지내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그 전보다 더 살갑게 변한 듯한 느낌이 들었죠. (물론 필러 하나로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겠냐마는, 스타일도 좀 바꾸고 살도 더 빠지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외모 지상주의의 힘을 알게 된 거죠.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제목과 연관이 있나 싶지만 잘 보고있는 웹툰.

 

나중에 같이 성형을 하고자 했던 친구랑 나눈 얘기인데, 보통 사람이 성형을 결심하게 되는 건 외모 지상주의의 힘을 경험하게 된 뒤부터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도 똑같이 생각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못생긴 편이 아니었고 오히려 말하자면 진짜 잘생긴 친구였는데 눈 성형을 하고 났는데 자신감도 훨씬 올라가고 주변 사람들 반응도 좋아지는 것을 보고 '아, 우스갯소리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영향력이 강력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해서 5년짜리 라이콜 필러가 없어질 때 쯤, 코 성형을 위해 손품도 팔고 발품도 팔고 하면서 알아보게 되었어요. 사실 군대 문제도 있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어느정도 시간이 걸렸고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지금은 코 성형 뿐만 아니라 눈 쪽도 알아보고 있고, 알면 알수록 욕심이 생긴다고... 더 찾아보게 되네요. 이러다 성형에 중독되지는 않을런지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다 안고 가야 할 문제겠죠!

 

중요한 점은 너무 충동적으로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떠안고 가야할 리스크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어요. 어떤 분들은 코가 안 움직이는 것도 모르고 비중격 연장을 이용해서 코 성형을 하기도 하더라구요. 제 주변인도 부작용을 찾아보기 전에 이미 수술을 해버려서 붓기가 빠지는 동안 계속해서 걱정과 스트레스 사이에서 힘들었다고 해요. 제일 피해야 될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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