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눈이나 코수술만 하더라도 주변에서 엄청난 이목이 집중되고, 누군가는 성괴(성형괴물)이라며 욕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눈, 코수술 정도는 기본이라고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사회도 개방적으로 변하고 외모를 가꾸려는 욕구를 인정하고 그에 부응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이 심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주변인 중에, 제 여사친 중에 쁘띠성형마저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정도로 필러나 보톡스같은 쁘띠성형은 대중화되었는데요.

오늘은 그 중에서 '필러'.
그 중에서도 코에 사용하는 필러들.
이 필러를 구성하는 성분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것으로 나누어 몇 가지 종류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 HA(히알루론산) 필러
제일 먼저 소개할 것은 이 히알루론산 필러입니다. 히알루론산이란 아미노산과 우론산으로 이루어지는 복잡한 다당류의 하나로, N-아세틸글루코사민과 글루쿠론산으로 이루어진 고분자 화학물입니다. 여러분은 사실 자세한 성분에 대해서는 알 필요성은 없고, 가장 명쾌한 특징은 '간편히 제거할 수 있는 필러'라는 점입니다.
이 히알루론산이라는 성분을 사용한 필러들은 역으로 이 히알루론산 성분을 없애는 제거 주사(히알루로니다아제(Hyaluronidase))를 맞게 되면 간편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단점으로는 모양이나 볼륨의 유지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가량 까지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그마저 최대 볼륨이 유지되는 기간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시술을 굉장히 자주 해야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쁘띠성형시에 맞는 필러가 이 HA필러이기 때문에 필러는 오래가지 않는다, 별다른 효과도 없다라는 말이 퍼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HA(히알루론산)필러가 금방 녹는다는 이유로 다른 성분들을 섞어서 주사하는 병원들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이미 히알루론산 필러라고 할 수 없는 경우이므로(오래 유지하기 위해 다른 성분을 첨가했으므로 간편한 제거라는 장점도 포기하는 것) 제거의 용이성 때문에 필러를 맞으시는 거라면 잘 알아보셔야 합니다.

- 레스틸렌, 이브아르, 뉴라미스, 쥬비덤 등

2. 칼슘 필러
말 그대로 칼슘 미네랄 성분을 이용해 피부의 볼륨을 채워넣는 필러입니다. 반영구(사실상 영구필러는 없다고 보셔도 됩니다.)필러 중 하나이고 많은 반영구 필러들이 그렇듯이 시술 후 체내에 분해, 흡수되며 콜라겐 생성을 촉진해서 볼륨을 유지시킵니다. 히알루론산 필러보다 단단해서 모양을 내기 쉽지만 그만큼 제거가 어렵습니다. 지속기간은 2년에서 그 이상입니다. (대략 길면 5년이고 그 이상은 이어지지 않습니다.)

- 래디어스, 페이스템

3. PMMA 필러
PMMA는 Polymethylmethacrylate라는 성분의 약자라고 합니다. 이 성분은 주로 이식용 안구, 인공 뼈, 치아 보철등의 단단한 의료용 물질로 사용되어왔습다.
대부분의 반영구 필러들은 이 PMMA 성분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PMMA 성분에 콜라겐이던 덱스트란이던 볼륨을 줄 수 있는 성분을 채택하여 혼합해서 유지기간을 길게,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을 유지시킵니다. 사실상 코수술이라고 봐도 무방하죠.(효과는 코수술보다 못하지만 개방을 도저히 하기 싫다는 분들께는 좋은 선택입니다.)
제가 맞았던 라이콜 필러도 이 PMMA성분과 덱스트란 성분을 혼합한 필러인데 만져보면 정말 실리콘을 넣은 것처럼 딱딱합니다. 뼈 같습니다. 성형외과 의사분들도 만져보면 실리콘처럼 딱딱하게 뭉쳐있다고 하시더라구요. 확실히 콧대의 모양을 내기도 좋고(쉽게 퍼지지 않아요) 일반 필러보다 이질감도 덜하더라구요. (히알루론산은 뭔가 콧대가 높아지는데 펑퍼짐한 느낌...)
다른 성분과 이 PMMA 성분을 혼합하는 이유는 PMMA 성분이 체내의 조직과 융화되어 새로운 자가조직을 만들어내는데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다른 성분으로 그 시간동안 시술 부위에 볼륨을 주기 위함입니다.
주의할 점으로는 이런 반영구 필러들의 경우에는 코수술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염증이나 육아종 등이 그것입니다. 염증은 말 그대로 필러가 조직과 유착되고 융화되는 과정에서 세균이 들어가 염증이 나는 것이고, 육아종은 염증 부위에 여드름 크기의 작고 단단한 혹같은게 나는데 최대한 빠르게 제거하여 피부와 유착되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해요.

-아테콜, 아테필, 아테센스, 벨라필, 라이콜 등

필러들을 크게 나누면 이정도 종류가 되는데요. 그럼 이 많은 종류 중에서 뭘 선택해야 하냐?

저는 그냥 히알루론산 필러를 맞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애초에 필러를 맞는 목적이 코수술 시의 비용과 부작용, 염증 등을 우려하기 때문이 아닌가요? 만약 그렇다면 그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 히알루론산 필러입니다. 또 필러는 사실 수술보다 모양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잡기도 힘들어요. 고체형이 아니라 액체형이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모양이 잘못 나왔을 때 제거하기도 용이한 HA성분의 필러를 맞는 것이 안전빵이라고 봅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또 영구적인 효과를 바라면 수술을 하는게 맞습니다. (생각보다 모양이나 염증의 문제로 필러를 제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주사 시에 모양을 잘못 내서 더 뭉툭해지거나 한쪽에 뭉치거나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만약에 반영구 필러를 맞는다면...
최대한 제일 대중적인 제품으로 맞으세요. 그래야 임상 경험도 많고 제거 경험도 많기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을 때 대처하기가 쉽습니다. (코수술에 여전히 보형물로 실리콘을 넣는 이유가 그런 거에요) 저는 라이콜을 맞았었는데 국산 제품이라 몇 십년의 역사를 지닌 아테콜에 비해 연구 개발이 덜 되어 제품의 성분 크기가 더 크다고 하네요... 크면? 유착도 크게 일어나고 제거도 좀 더 어렵겠죠. 아무래도 제일 무난한 게 좋은 것 같아요!

여러분들이 성형을 생각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남자지만 처음 수술을 해야겠다, 결심한 건 19살 때였어요.

한창 셀카도 찍고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많이 했었는데 내가 보는 내 모습과 남이 보는 내 모습이 다르더라구요. 외모에 신경을 별로 쓰지 않으면 벗겨지지 않을 콩깍지가 나를 계속 가꾸고, 지향하는 모습이 생길수록 벗겨지는 게 느껴졌어요. 그 때까지는 외모에 컴플렉스도 별로 없고 오히려 자신감이 있다면 있는 편이었는데(ㅎㅎ;) 어느 순간부터는 사진 찍을 때도 자꾸 신경이 쓰이고 외모에 자존감이 낮아지다 보니 삶의 질 자체가 떨어지더군요.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도 컴플렉스 부분을 보여주기가 싫어서 억지 웃음을 짓기도 하고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어서 본래 성격보다 좀 내성적으로 변하는 듯한 느낌을 느꼈어요. 내성적인걸 원체 싫어하는 성격이었는데...

 

20살이 되던 해의 설 명절에 저는 주변 친척들로부터 용돈을 조금 받았었는데, 저는 그걸 모아서 '미스코'라는 시술을 받았었어요. 지금도 있지만 그 때는 약간 신기술이어가지고 유행처럼 번지던 때였는데 그런 광고에 미스코 시술을 받으러 갔었죠. 전후 사진 이런 것도 많이 안 찾아보고 갔는데 듣던 만큼 아프거나 그렇지는 않았어요. 그 대신에 시술받고 며칠 동안은 붓기도 생기고 하면서 전보다 코가 올라간 것처럼 보였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구요.

 

그 다음에는 6개월 뒤에 '라이콜'이라고 녹지 않는 필러를 맞았었어요. 원래 콧대가 좀 낮았던 터라 특히 미간에 많이 맞았던 것 같은데 이건 효과가 조금 있었어요. 예전보다는 콧대도 올라가고 얼굴에 입체감도 살고, 이 때부터 제가 365일 렌즈를 끼고 살기 시작했어요. (나중에는 라섹을 했죠.) 이렇게 자존감이 조금 올라갔는데, 가장 큰 이유는 거울 속의 제 모습에 대한 만족감보다도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었어요. 새로 만나는 사람들이나 좀 서먹하게 지내던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그 전보다 더 살갑게 변한 듯한 느낌이 들었죠. (물론 필러 하나로 드라마틱한 효과가 있겠냐마는, 스타일도 좀 바꾸고 살도 더 빠지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외모 지상주의의 힘을 알게 된 거죠.

네이버 웹툰 '외모지상주의'. 제목과 연관이 있나 싶지만 잘 보고있는 웹툰.

 

나중에 같이 성형을 하고자 했던 친구랑 나눈 얘기인데, 보통 사람이 성형을 결심하게 되는 건 외모 지상주의의 힘을 경험하게 된 뒤부터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도 똑같이 생각하더라구요. 그 친구는 못생긴 편이 아니었고 오히려 말하자면 진짜 잘생긴 친구였는데 눈 성형을 하고 났는데 자신감도 훨씬 올라가고 주변 사람들 반응도 좋아지는 것을 보고 '아, 우스갯소리로 외모도 경쟁력이라고들 하지만 생각보다 그 영향력이 강력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해요. 저 또한 마찬가지구요.

 

그렇게 해서 5년짜리 라이콜 필러가 없어질 때 쯤, 코 성형을 위해 손품도 팔고 발품도 팔고 하면서 알아보게 되었어요. 사실 군대 문제도 있고 금전적인 문제도 있고 해서 어느정도 시간이 걸렸고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지금은 코 성형 뿐만 아니라 눈 쪽도 알아보고 있고, 알면 알수록 욕심이 생긴다고... 더 찾아보게 되네요. 이러다 성형에 중독되지는 않을런지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다 안고 가야 할 문제겠죠!

 

중요한 점은 너무 충동적으로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떠안고 가야할 리스크가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어요. 어떤 분들은 코가 안 움직이는 것도 모르고 비중격 연장을 이용해서 코 성형을 하기도 하더라구요. 제 주변인도 부작용을 찾아보기 전에 이미 수술을 해버려서 붓기가 빠지는 동안 계속해서 걱정과 스트레스 사이에서 힘들었다고 해요. 제일 피해야 될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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